개발자로서 첫걸음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어! 공부하고 싶어! 새로운 꿈을 찾아 나설래!
하며 2021년 7월 2일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3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며 달려온 내게 약 2주간 휴식을 주고,
7월 19일부터 코드스테이츠 부트캠프를 시작하게 됐다.
사실 ‘정말 6개월간 공부해서 내가 개발자가 될 수 있을까? 상술에 속아
허황된 도전을 하는건 아닐까?’ 와 같은 불안감이 컸다.
그치만,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었고, 안되더라도 도전하지 않고
후회할 바에야, 최선을 다 한 뒤에 후회하자! 라는 생각으로 결단을 내리게 됐다.
결론적으로 2일 뒤인 3월 28일 월요일부터 개발자로서 첫 출근을 하게 되었는데,
그 사이에 정말 많은 일들, 흔들렸던 상황들, 힘들었던 일들이 있었다.
나란놈은 재능이 없는건지, 역시 개발자는 아무나 하는게 아닌건지,
6개월로 개발자를 할 수 있다는 말에 속은건지, 등등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그래도, 포기하더라도 포기하는 순간까지는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공부하면서 재능이 없는건가 생각이 들어도 끝까지 달라붙어서 악착같이 버텼고,
개발자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 더욱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고,
6개월로 개발자를 할 수 있다는 말에 속은건가 생각이 들때는 끝까지 해봐야 안다는 생각으로 버텼다.
그렇게 아침에 일어나 새벽까지 공부하고, 주말에도 어디 놀러가는것도 참고 공부하고,
그렇게 좋아하던 술도 코스 수강 기간동안 맥주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다.
명절에 가족들이 모였을때도 사양했고, 차례가 끝난 뒤 마셨던 음복도 전부 마다했다.
프로젝트때는 마음맞는 팀원들과 밤을 새가며 작업을 하기도 했고,
오프라인으로 아침에 만나서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로 새벽 늦게까지 작업하기도 했다.
수료 후에는 몇일만 놀자, 생각으로 수료 기념 술도 마셔보고..
늦잠도 잤다. 그 와중에도 잔디와 블로그는 쉬지 않기로 하고, 빠짐없이 기록했다.
중간에 라섹수술로 일주일간 어둠속에 누워있고, 일주일간 앞이 잘 안보여 공부에도 지장이 있었다.
그래도 틈틈이 공부를 이어나갔고, 2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미리 써놨던 이력서를 다듬으며
채용 공고를 찾아보고, 입사지원을 하게 되었다.
별 볼일 없는 이력서라 그런지, 첫 서류 통과까지 몇일이나 걸렸던것 같다.
처음으로 서류를 통과했다는 메일을 받고, 너무나도 기쁘고 긴장됐다.
그동안 직장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면접이라는것 자체도 너무나 오랜만이었고,
기술 면접은 완전히 처음이었으니.
하지만 역시나 첫 면접의 부족함이 절실히 드러났다.
따로 기술 면접이라는 얘기가 없었고, 약 30분간 진행된다는 안내 메일을 받고
기술 면접이 아닌 그냥 일반 면접만 진행되는 줄 알았고, 안이하게도 기술 면접을 준비하지 못하고,
기업에 대해 알아보고, 일반 면접을 어떻게 볼 것인지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것에 그친 상태에서
첫 면접을 보러가게 되었다.
일반 면접 질문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답변을 아주 잘 했지만,
예상치 못하게 기술 면접도 함께 진행되어 적잖이 당황했다.
정말 준비 없이, 단지 지금까지 배웠던 지식만을 가지고 몇가지 질문에만 답을 할 수 있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말도 안되는 것이었다.
유독 첫 면접때 CS지식을 비롯한 꽤나 깊은 질문도 받긴 했지만,
당연히 기본적으로 대답해야 하는 질문들도 대답을 모호하게 했으니 말이다.
지금 와서 그때 받았던 질문들을 보면, ‘당연하게’, ‘확실하게’ 답변이 나오고, 그래야만 하는 질문들이었다.
어찌되었든, 그렇게 첫 면접은 (역시 첫 사랑이던, 첫 면접이던, 모든지 처음은 서툴러서 실패한다)
보기좋게 탈락하게 되었다.
그 후, 두 번째로 서류를 통과한 기업에서 과제 테스트를 받게 되었고,
과제를 제출한 뒤 면접을 진행하자는 메일을 받게 되었다.
이번에는 첫 면접때의 과오를 범하지 말자! 라는 생각으로 치밀하게 기술 면접을 준비했고,
첫 면접때 그렇게 긴장되고 떨렸던 마음은 사라지고 꼴에 한 번 경험해봤다고
여유와 자신감이 생겼던것 같다.
그렇게 두 번째 면접을 진행했는데, 웬걸, 이번에는 정말로! 기술 면접 없이 일반 면접으로만 진행됐다.
면접에 동석한 대표님께서 내 블로그를 주의깊게 살펴보셨다고 말씀하시며, 감사하게도 인상적이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면접 분위기도 나름 괜찮았고, 대표님께서도 마음에 들어 하시는 눈치여서
꽤나 느낌이 좋았는데, 몇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해당 기업이 Vue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코드스테이츠에서 눈물을 훔치며 배운 라이브러리는 React인데, 그걸 버리고(버리는건 아니지만) 새로운
프레임워크인 Vue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었다.
물론 과제 자체도 Vue였기 때문에 과제 진행을 위해 조금 공부를 했지만,
확실히 처음으로 접해 쭉 사용해온 React와는 마음가짐과 느껴지는 편안함이 달랐다.
동석한 개발자 분께서도 우리는 Vue를 사용하는데, 괜찮냐고 물어보셨고,
당연히 괜찮다고 했지만, 사실 괜찮지는 않았던것 같다. 면접이 끝나고 발표때까지
‘혹시라도, 만약에, 진짜 혹시 붙어도.. Vue라서 조금 고민된다..’ 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결국엔, Vue를 사용하는 다른 지원자가 있었던건지, 아니면 면접 중에 Next.js로 동석한 개발자님과
의견 차이가 생겼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탈락의 메일을 받게 되었다. ㅎㅎ
그렇게 다시 한번 입사 지원이 시작되었고, 세 곳에서 연달아 서류 통과를 하게 되었다.
첫번째 기업에서는 과제를 내주셨고,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의 제출 기한이 주어졌다.
될 때 까지 풀어낸다! 라는 마인드로 오전 7시까지 붙들어 구현해 제출했고, 면접 일정이 잡혔다.
두번째 기업에서는 과제 없이 면접을 보자고 연락이 왔고, 현장에서 손코딩 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세번째 기업에서 1차 면접 합격 후 2차 면접과 일정이 겹쳐 깔끔하게 포기하였다.
그리고 그 세번째 기업에서 과제 없이 면접을 보자고 연락이 왔다.
일반적인 질문들과 기술적인 질문들을 받았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그리고 운이 좋게도
기본적인 내용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내용들만 질문을 해주셨다.
결국 모든 질문들을 나름대로 ‘모른다’ 라는 답변 없이 전부 답변을 했고,
일반 질문들도 나쁘지 않은 분위기로 답변하며 진행됐다.
결국, 1차 면접에서 합격하였다는 행복한 메일을 받게 됐고,
2차 면접으로 대표님과의 면접을 보게 되었다.
1차 면접때 면접을 진행했던 개발자 두 분이 나를 많이 추천해 주셔서 한번 보고 싶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추천해 주신 개발자 두 분과, 대표님에게 정말 너무나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님과 면접을 진행하며, 대표님의 마인드, 그리고 회사의 방향과 방식이 나와 Fit 하다는걸 느꼈고,
이곳에서 너무나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점심 시간 전, 오전에 연락을 주신다는 말을 끝으로 면접을 마쳤고,
다음날 오매불망 연락만을 기다렸다.
점심 시간 때까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고, 점심 시간이 지났는데도 연락이 없자
떨어진건가.. 하는 실망감에 멘탈이 잠시 나갔고, 너무나도 일하고 싶은 기업이었기 때문에
정말 큰 아쉬움을 가졌다. 결국, 다음날 진행 예정인 첫번째 기업의 면접 준비를 하던 중에,
18시가 되기 전에 연락이 왔고, 최종 합격했다는 너무나도 행복하고 경사스러운 소식을 받았다!
꿈에 그리던 오퍼 레터를 받았고, 감사하게도 처우도 괜찮게 결정을 해주셨기 때문에
감사합니다, 하고 바로 출근 날짜를 확정하게 되었다.
좋은 기회를 주신 첫번째 기업의 면접은.. 죄송하고 아쉽게도 취소를 했고,
합격의 기쁨을 만끽하며 입사해서 써야 할 타입스크립트도 공부하고, 추후에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React-Native도 공부하며 시간을 보냈다. (물론 주말에 놀러도 가고, 친구들과 오랜만에 축하연도 열었다)
백수로서의 시간이 하루하루 지나더니, 결국 백수로서 마지막(?!) 주말을 맞이하게 되었다.
토요일인 오늘도 거의 끝이 났고, 내일 하루가 남았는데, 빠드리는거 없이 잘 준비해서
출근하도록 하자! 설레이고, 떨리고, 걱정된다!
하지만 일주일, 이주일이면 적응 될 거고, 열심히 달리고 있는 날 발견하겠지!
파이팅하자!!